#흠슬라 #해운업 #국책은행
지난 몇 년 사이에 ‘망해가는 회사’에서 ‘대박 난 회사’로 변신에 성공하고, 최근 들어선 새 주인 맞을 준비에 착수한 기업이 있어요. 오랜 기간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다가 정말 극적으로 부활한 기업, 국내 1위 해운사 HMM이에요.
HMM은 최근에 새 주인을 찾기 시작했어요. HMM을 사들이기 위한 인수전이 막을 올린 건데, 워낙 큰 규모의 거래여서 주요 언론과 투자자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어요.
HMM? 무슨 기업이었더라? HMM은 국내에서 가장 큰 해운사예요. 원래 이름은 ‘현대상선’이었는데, 2020년에 이름을 바꿨어요. 물론 지금도 예전 이름의 흔적(Hyundai Merchant Marine·현대상선)이 남아있긴 해요. HMM은 참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회사예요. 최근 극적으로 부활하며 좋은 경영 실적을 거두고 있는데도, 새 주인을 찾게 된 건 바로 지난 세월에 겪은 풍파 때문이에요.
해운업은 조선업과 함께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을 이끈 산업이에요. 조선업이 배를 만드는 산업이라면, 해운업은 선박을 운용하고 물건을 실어 나르는 산업을 말해요.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산업 구조의 특성상, 해운업의 역할이 정말 중요할 수밖에 없었겠죠. 수출할 물건을 배에 싣고 해외로 나가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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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상하이호’의 모습/사진=HMM *TEU : 20피트(609.6cm) 표준 컨테이너 1개를 나타내는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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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끝 모를 불황을 겪었어요. 세계 경제가 위축되며 해상 운송 수요가 감소하고, 공급은 넘쳤거든요. 심하게 하락한 운임(운송비용)에 매년 적자만 봐야 했죠. 혹시 우리나라의 중요한 산업 중 하나인 조선업이 침체를 겪었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이 조선업 침체도 해운업과 함께였다고 보면 돼요. 물건을 운반할 배가 별로 필요 없으니, 새 선박을 만들 이유도 없었던 거예요.
계속되는 해운업 침체에 돈이 부족해진 HMM은 약 7년 전인 2016년부터 정부의 관리를 받게 됐어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공공기관인 한국해양진흥공사가 HMM에 돈을 지원하고 직접 관리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두 기관이 현재 HMM 지분을 20% 정도씩 가지고 있어요.
어떻게 극적으로 부활한 거야?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관리를 받으면서 기회를 엿봤지만, HMM은 쉽게 살아날 방법을 찾지 못했어요. HMM을 관리하는 두 기관은 회사를 잘 살려서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게 목표였는데, 회사 상황이 좋지 않으니 당연히 아무도 인수하려고 하지 않았죠.
그러다 갑자기 팬데믹과 함께 기회가 찾아왔어요. 코로나19 유행으로 세계 주요 항구들이 마비되는 등 해상 운송 시스템의 운영이 어려워지고, 선원들이 감염되는 일까지 벌어지자 해상 화물운임(운송비용)이 급등했어요. 당시 뉴스에선 이런 현상을 ‘글로벌 공급망 위기’라고 부르기도 했죠. 이런 현상은 해운사들에 큰 수익을 안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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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선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이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었어요. HMM은 코로나 특수 덕에 지난 2~3년간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며 극적으로 부활할 수 있었어요. 2021년과 2022년엔 모두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죠. 2021년 영업이익은 7조원이 넘었고, 작년엔 1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어요.
사실 팬데믹 직전 HMM의 회사 가치는 주식 전체의 합을 기준으로 1조원 수준에 불과했어요. 회사 전체 가치가 1조원이었는데, 갑자기 1년에 회사 가치의 10배를 벌어들이는 회사가 돼버린 셈이에요.
이 기간에 2000원 남짓이었던 주가는 5만원 이상으로 치솟았고, 주가 폭등이 ‘테슬라’에 비견되며 ‘흠슬라(HMM+테슬라)’로 불릴 정도였어요. 물론 지금은 최고점에 비하면 많이 하락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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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된 HMM 인수 ‘3파전’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가면서 분위기는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지난해부터 해상 화물 운임이 본격적인 하락세로 돌아선 거예요. 항구 운영이 정상화된 데다 고물가 현상에 따른 소비 위축도 겹쳤다고 해요.
엄청난 호황이던 시장 분위기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고 그동안 회사는 정상화 궤도에 오르자,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7년 만에 HMM의 매각 절차에 착수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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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주식을 4억 주 정도 파는데, 예상 가격이 6~7조원 정도인 만큼 엄청난 규모의 거래가 될 것으로 보여요. HMM이 전보다 많이 살아났고, 팬데믹 기간에 벌어서 쌓아둔 돈도 많아서 눈독 들이는 기업이 꽤 많아요.
이번 인수전은 ‘3파전’ 양상이에요. 하림지주, 동원산업, LX인터내셔널 등 3곳으로 후보가 좁혀졌어요. 국내 기업보다 더 많은 돈을 낼 의향이 있다며 독일 해운사인 ‘하팍로이드(Hapag-Lloyd)’도 인수전에 참여하려고 했지만,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국가적 차원의 산업 발전·보호를 위해 후보에서 제외했다고 해요.
HMM, 왜 사려는 걸까?인수전에 뛰어든 회사들 면면을 보면 HMM을 탐낼만한 이유가 있는 곳들이에요. 한 사모펀드(JKL파트너스)와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든 하림지주는 우리에게 ‘닭고기’로 익숙한 하림그룹의 지주회사인데요, 이곳은 이미 해운 사업을 하고 있어요. 지난 2015년에 기업회생 절차를 밟던 해운사 ‘팬오션’을 인수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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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참치’로 잘 알려진 동원산업은 원양어업·식품가공과 함께 육상 물류 사업을 하고 있는데, HMM을 인수해 해운사를 보유하게 되면 해상-육상으로 이어지는 물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어요.
지난 2021년에 ‘LG상사’에서 이름을 바꾼 LX인터내셔널은 예전 사명에 붙은 ‘상사’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무역회사이고, 해외자원개발과 물류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어요. 해외로 물건을 수출하고 수입하는 걸 전문으로 하는 회사이니, 해운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만하겠죠.
오랜 암흑기를 지나 ‘극적인 부활’에 성공한 HMM, 과연 누구의 품에 안기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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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랜 불황을 겪던 국내 1위 해운사 HMM은 2015년부터 정부의 관리를 받는 등 쉽게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팬데믹을 계기로 해상 운임이 급등하며 막대한 돈을 벌어들었음.
2 산업은행 등 HMM을 관리하던 기관들은 HMM이 팬데믹 시기를 지나며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하고 7년 만에 매각 작업을 시작했음. HMM을 인수할 민간 기업 선정에 나선 것.
3 팬데믹 이전에 1조였던 HMM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높아졌음. 이번에 거래될 HMM 주식 4억 주의 예상 가격은 6~7조원. 하림지주와 동원산업, LX인터내셔널이 3파전을 벌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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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는 ○○페이로 할게요”
실물 카드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이 역대 최대로 늘어났어요.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는 삼성페이와 아이폰에서 사용 가능한 애플페이가 대표적인 간편결제 서비스인데요.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간편결제 서비스 일평균 이용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4% 증가한 2628만건을 기록했어요. 이 기간 일평균 이용 금액은 8451억원으로 16.9% 늘어났죠. 간편결제 이용 건수와 이용 금액 모두 201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라고 해요. 삼성페이 사용자가 지속해 증가했고, 지난 3월부터는 국내에서도 애플페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진 영향이라는 분석이에요.
EU의 ‘특별 견제’ 대상에서 벗어난 삼성
삼성전자가 유럽연합(EU)이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디지털 시장법(DMA)의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어요. 지난 6일 EU는 애플과 구글, 메타(구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바이트댄스 등 6개 회사를 디지털 시장법의 규제 대상으로 확정했다고 밝혔어요. 디지털 시장법은 대형 IT 기업들이 더 이상 디지털 시장을 마음대로 주무르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법이에요. 영향력이 큰 IT 기업들을 선정하고, 이들이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규제하겠다는 취지죠. 삼성전자도 디지털 시장법의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는데요. EU는 ‘삼성전자 측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할 우려가 없다는 충분히 정당한 논거를 제공해 명단에서 제외했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엔화·위안화 가치, 또 떨어졌어요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어요. 지난 7일 엔·달러 환율은 147.87엔을 기록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어요. 이날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시장에 엔화를 푸는 확장적 통화정책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영향으로 풀이돼요. 일본과 달리 미국은 시장에서 달러화를 거둬들이는 긴축적 통화정책을 계속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영향을 미쳤고요. 이날 위안·달러 환율도 작년 11월 이후 가장 높게 올랐어요. 최근 중국 경기가 악화하면서 위안화 가치도 하락하는 추세예요.
불붙기 시작한 달 탐사 경쟁
일본이 달 착륙선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어요. 지난 7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는 소형 달 탐사선 ‘슬림(SLIM)’을 실은 로켓을 발사했어요. 일본의 달 탐사선은 내년 1~2월에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인데요. 성공한다면 미국과 중국 등에 이어 세계 5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된다고 해요. 최근 국가 간 달 탐사 경쟁에 불이 붙는 모양새예요. 앞서 지난달에는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의 남극에 착륙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죠. 미국은 달에 인간이 장기 체류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고, 중국도 달에 연구기지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어요. 우리나라도 달 주변을 돌면서 탐사 임무를 수행하는 ‘다누리호’를 지난해 8월에 발사한 바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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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이 뭐야?
국책은행은 한 나라의 정부가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만든 은행을 의미해요. 국민·하나·신한·우리은행 같은 일반은행과는 설립 목적과 하는 일이 달라요. 일반은행은 기업이나 개인이 맡긴 돈을 보관해 주면서 이 돈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빌려줘요. 이 과정에서 예금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이자보다 대출자로부터의 이자를 비싸게 받아 돈을 벌죠. 결국 목적은 돈을 굴리면서 이익을 창출하는 거예요.
물론 국책은행도 일반은행처럼 돈을 굴려 이익을 창출해요. 하지만 이들의 주요 목적은 핵심 산업 육성이나 수출 활성화 같은 공공성을 띠는 것들이에요. 일반은행 입장에선 돈벌이가 안 된다거나, 자금이 부족해 하기 어려운 일들이죠. 그래서 국책은행은 국가의 지원을 받기도 해요. 이들은 설립 목적이 특별법으로 지정돼 있어요.
우리나라의 국책은행으로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이 있어요.
✅한국산업은행(KDB산업은행)
국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설립됐어요. 꼭 키워야 하는 산업인데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분야가 있잖아요. 기업들이 이런 산업에 진출하려 해도 자금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죠. 일반은행들 입장에선 함부로 돈을 빌려주기엔 위험해 보일 수도 있고요. 산업은행은 이런 기업들에 자금을 지원해 산업 육성을 도와요.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기업들이 위기에 빠지면 그 회사를 사들여 되살리고 관리하는 역할도 해요.
✅한국수출입은행
수출·수입이나 해외투자, 해외자원개발 등의 분야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어요. 흔히 한국을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라고 하잖아요. 돈이 필요한 수출 기업의 경영을 돕기 위해 좋은 조건으로 돈을 빌려주죠. 또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주요 자원을 수입할 때도 자금을 지원해요. 해외 자원을 개발하는 사업에 돈을 대기도 하고요.
✅중소기업은행(IBK기업은행)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원활하게 사업을 하도록 돕기 위해 설립됐어요. 소상공인은 국내 전체 사업체 중 약 9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요. 중소기업이 만드는 소재나 부품, 장비가 없으면 반도체나 자동차 같은 상품을 제대로 생산할 수 없죠. IBK기업은행은 이런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에 대출을 해주거나 자금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요. 신기술을 개발하는 유망한 기업의 육성을 돕기도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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