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 #에픽게임즈 #구글 #애플
미국 대법원에서 지난 16일(현지시각) 정말 중요한 판결 하나가 확정됐어요. 아이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자주 사용하는 ‘앱 스토어’에 관한 것이었는데, 애플에게 큰 타격이 될 만한 판결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어요. 애플과 함께 세계 모바일 앱 유통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도 긴장하게 만드는 소식이었죠.
무슨 판결인데? 이번 소송은 미국의 대형 게임사인 에픽게임즈가 지난 2020년 애플을 상대로 제기했어요. 앱 스토어에 앱을 등록하려면, 해당 앱 안에서 바로 결제하는 ‘인앱결제(in-app purchase)’를 무조건 도입하도록 한 게 불공정하다는 주장이었어요. 애플이 강제하는 이 방식을 쓰면 애플에 30%나 되는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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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즈는 세계적 인기 게임인 ‘포트나이트’를 운영하는 회사예요. 당시 에픽게임즈는 애플에 내는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고, 애플은 이에 반발해 포트나이트를 아예 앱 스토어에서 삭제했어요.
이후 에픽게임즈는 지적할 만한 애플의 다른 문제점들을 왕창 끌어모아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 재판부는 애플이 전체적으로 반독점법(독과점 폐해를 막기 위한 법)을 어기지는 않았다고 판단했어요.
하지만 재판부는 애플이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다른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지 않은 건 공정한 경쟁을 해칠 수 있다고 봤어요. 사실상 독과점 행위로 판단한 거예요. 그리고 이달 16일 대법원은 이 판결을 확정했어요. ‘다른 결제 시스템도 허용하라’는 취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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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앱 결제가 뭐였더라? 인앱(in-app) 결제는 말 그대로 앱 안에서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인데, 스마트폰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할 땐 상당수가 해당해요. 이모티콘이나 게임 아이템, 콘텐츠 구독료 같은 디지털 상품을 결제할 때 인앱결제가 활용되죠. 우리가 스마트폰 카카오톡 앱을 실행하고 이모티콘을 구매하는 것도 인앱 결제죠. 음식 배달이나 온라인 쇼핑처럼 ‘실물 상품’을 구매할 때는 해당되지 않아요.
아무튼 우리가 카카오톡 앱에서 이모티콘을 구매했다면 이때 앱 개발사인 카카오는 우리한테 받은 결제 금액의 최대 30%를 애플이나 구글에 수수료로 내요. 애플과 구글이 앱 마켓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수수료가 30%나 된다고? 앱 스토어의 높은 수수료율은 바로 확인해 보실 수 있어요. 혹시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독 중이신가요? 지금 아이폰 앱에서 프리미엄을 결제하신다면, 요금이 월 1만 9500원이에요. 그런데 사실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는 월 1만 4900원이에요. 아이폰 앱에서 결제하는 대신,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홈페이지에 들어가 결제하기만 하면 금액이 바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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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프리미엄 구독 신청 화면. 아이폰 앱에서는 월 구독료가 더 비싸게 표시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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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이모티콘도 마찬가지예요. 이모티콘 구독 서비스인 ‘이모티콘 플러스’를 지금 아이폰 앱에서 결제하면 월 6900원이지만, 안드로이드 앱에서 결제하면 5700원이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결제하면 3900원이에요.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앱에서 바로 판매할 땐 ‘인앱 결제’ 수수료를 내야 하니까 원래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값을 받고 있는 거예요.
인앱 결제는 ‘고급 백화점’ 도대체 인앱 결제가 뭐기에 이렇게 비싼 수수료를 받는 걸까요? 앱 마켓은 말 그대로 앱을 파는 마켓이에요. 애플은 ‘앱스토어’, 구글은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만들었어요. 누구나 직접 개발한 앱을 이곳에서 팔 수 있게 한 거죠. 보통 이 앱 마켓을 백화점에 많이 비유해요. 애플이 앱스토어라는 일종의 백화점을 만들고 누구든 여기서 장사를 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거죠. 입지도 좋고, 인테리어도 좋고, 손님들도 많이 찾는 백화점처럼 상인(앱 개발사)들이 장사하기에 좋은 환경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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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이모티콘 가격이 결제하는 곳에 따라 다르게 표시되는 화면. 왼쪽부터 웹페이지, 아이폰앱, 안드로이드앱 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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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애플은 직접 만든 결제 시스템을 통해서만 결제를 할 수 있게 만들고, 그중 일부를 수수료로 떼 갔어요. ‘우리 백화점 안에서는 우리가 만든 카드 결제기만 써!’라고 정해두고, 이 카드 결제기에서 결제되는 금액의 일부를 가져간 거예요.
애플에 비해 후발주자였던 구글의 경우 초기엔 모바일 게임 앱에만 수수료를 매기다가, 2020년부터는 다른 앱까지 수수료를 확대 적용했어요. 애플과 마찬가지로 외부 결제를 허용하지 않고 인앱 결제만 하도록 강제했고요.
결국 문 열린 앱스토어 결제 시장 이번 대법원 판결로 애플은 직접 운영하는 인앱 결제가 아닌 외부 결제 시스템들도 허용하게 됐어요. 애플은 앱 개발사들이 앱 이용자에게 앱 외부의 웹사이트로 이동해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걸 허용하겠다고 밝혔어요. 또한 ‘인앱 결제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릴 수 있게 했어요. 예를 들면 앱에서 바로 결제하는 대신 ‘더 저렴하게 결제하기’ 버튼을 누르게 해서 다른 결제 사이트로 유도하는 방식도 허용한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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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외부 웹사이트 결제로 유도하는 방식은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같은 일부 대형 업체들이 이미 활용해 왔어요. 애플이 이런 업체에만 외부 결제를 허용하면서 “거대 기업에만 특혜를 준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죠. 앞으로는 많은 앱 개발사들이 더 저렴한 외부 결제를 유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돼요.
당연히 애플의 수수료 수익은 줄어들 거라는 전망이 많아요. 앱스토어의 매출은 지난 2022년 기준 약 1조 1000억 달러(1474조원)에 달했을 정도로 어마어마해요. 미국 주요 경제매체인 블룸버그는 이번 판결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수십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어요.
앱 마켓 결제, 어떻게 바뀔까? 인앱 결제를 강제하는 시대는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여요. 구글도 “플레이스토어에 앱을 올리는 개발사에게 부당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는 비슷한 이유로 미국 36개 주 지방정부로부터 집단 소송을 당했거든요. 구글은 정부와 다투는 걸 부담스럽게 여겼는지 작년 12월에 7억 달러(약 9400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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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애플은 ‘인앱 결제를 쓰지 않더라도 수수료는 계속 내라’는 입장이에요. 애플은 외부 결제를 허용하면서, 인앱 결제를 사용하지 않는 앱 개발사들의 수수료율을 최고 27%로 정했어요. 결제 시스템은 다른 회사 걸 썼으니까 수수료 3%포인트는 깎아준다는 논리에요.
다른 회사들이 만든 결제 시스템을 쓸 순 있지만, 결국 앱 스토어라는 생태계에서 쓴 금액이니까 수수료는 내야 한다는 거죠. 구글도 비슷한 방식을 택했어요.
이런 조건을 내걸면서도 애플은 “제3자(외부) 결제 시 수수료 의무를 준수하는지 확인하겠다”며 “정기적인 회계 결과를 제공해야 하고, 애플이 개발사를 상대로 회계를 감사할 권리가 있다”고 엄포를 놨어요. 몰래 수수료를 내지 않으면, 회계 감사를 해서라도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이에요.
이미 세계 모바일 앱 유통 시장을 장악해 버린 애플과 구글. 다른 기업들과 정부가 꾸준히 ‘갑질’을 견제한 끝에 인앱 결제만 존재하는 세상은 끝이 난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수수료 27%’를 요구할 수 있는 그들의 배짱에는 별 영향이 없어 보여요. 이들의 독주는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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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 미국 대법원은 애플의 앱스토어가 인앱 결제를 강제하는 건 공정한 경쟁을 해칠 수 있다며, 앱 개발사의 다른 결제 시스템 사용 또한 허용하라고 판결. · 앱스토어를 통해 모바일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30%라는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해 왔던 애플은 판결에 따라 외부 결제도 허용하겠다고 발표. · 하지만 애플은 다른 결제 시스템을 쓰더라도 최대 27%의 수수료는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불공정 경쟁 논란은 끝나지 않았음. 구글도 비슷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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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디그를 쓰는 에디터 June입니다. 오늘은 미국 대법원 판결로 ‘인앱 결제’를 강요하는 시대가 끝난다는 소식을 다뤄봤어요. 지난 3~4년 동안 세계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문제인데, 이제 뭔가 결론이 나는 것처럼 보여요.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22년에 인앱 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법을 도입한 바 있어요. 이 소식을 디그에서 다루기도 했고요. 이제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인앱 결제를 강제하면 불법이라는 거죠.
이렇게만 보면 인앱결제를 둘러싼 논란이 끝난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논란은 끝나지 않았어요. 미국에 앞서서 ‘인앱 결제 금지법’을 도입한 우리나라의 상황을 살펴보면, 확실히 느낄 수 있어요.
애플은 한국에서 인앱 결제 금지법이 도입되자 제3자(외부) 결제를 허용하고, 수수료율을 26%로 낮췄어요. 이번에 미국에서 보여준 대처와 같은 방식이에요. 그렇다면,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문제는 해결됐을까요?
최소한 한국 정부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했어요. 애플의 수수료율 인하와 외부 결제 허용이 꼼수라고 본 거예요. 이 문제를 다루는 정부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과 애플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특정한 결제 방식을 강제하고, 앱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시키고 있다”고 발표했어요. 두 기업이 외부 결제는 허용했지만, 실제로는 앱 개발사들이 자율 선택을 할 수 없게 유도하고 있다는 판단이에요.
작년 10월 방통위는 이런 판단으로 구글에 475억원, 애플에 205억원 과징금 부과를 추진했어요. 문제를 시정하라는 내용의 시정조치안도 통보했죠. 두 기업은 이 조치에 대한 의견을 방통위에 조만간 제출할 예정이에요.
모바일 세계를 장악한 두 거대 기업은, 이제 여러 국가가 법을 동원해 ‘갑질’을 막아야 할 정도로 막강한 존재가 됐어요. 막상 법을 만들어도 빠져나갈 방법을 금세 찾아 버리니 좀처럼 명쾌하게 해결되지도 않죠. 그래도 이들의 ‘정보기술(IT) 권력’을 견제하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 같아요. 독과점은 언제나 폐해를 낳기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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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도약계좌, 중도 해지해도 비과세정부가 작년 6월에 출시한 청년도약계좌에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어요. 청년도약계좌는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정부가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는 저축 상품이에요. 매달 70만원씩 5년간 납부하면 약 5000만원을 모을 수 있죠.
다만 가입 기간이 5년이나 되기에 가입을 주저하는 청년들이 많았어요. 이에 정부에서는 앞으로는 3년만 지나면 계좌를 중도에 해지해도 비과세 혜택을 적용해 주기로 했어요. 원래 중도해지를 하면 정부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모두 받지 못했는데, 앞으로 비과세 혜택은 받을 수 있게 되는 거예요.
5년 만에 공공기관 채용인원 확대정부가 올해 공공기관 정규직 채용을 작년보다 2000명 많은 2만4000명으로 늘리기로 했어요. 공공기관 청년 인턴도 1000명 늘어난 2만2000명을 뽑기로 했고요. 어요.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 규모를 늘린 건 5년 만에 처음이에요. 최다 채용 공공기관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 1240명을 채용해요. 이어 국민건강보험공단(800명),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710명), 한국전력공사(557명) 순이에요. 자세한 사항은 '2024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디렉토리북을 통해 알 수 있어요.
성장 부진에 인구까지 감소하는 중국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요.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부진한 데다, 인구마저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이에요.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5.2%였어요. 당초 중국 정부가 정한 목표치를 달성하긴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매년 6~9%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와요. 지난해 중국 총인구는 14억67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8만명 감소했어요. 2022년 이후 2년 연속 줄어든 거예요. 특히 신생아 수가 1000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알려졌어요.
총선 첫 공약 대결 키워드, '저출생'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일제히 저출생 극복을 위한 공약을 쏟아냈어요. 어제(18일) 더불어민주당이 발표한 저출생 종합대책에는 청년층에 '결혼·출산 지원금'을 지급하고 모든 신혼부부에게 1억원을 대출해주는 대책 등이 포함됐어요. 같은 날 국민의힘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급여 등을 강화한 공약으로 맞섰어요. 아빠들에게 1개월 출산 유급휴가를 주고,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도 기존 15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60만원 늘린다고 밝혔죠. 하지만 이런 공약들을 두고 '과거보다 파격적이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비용을 어디에서 마련할 건지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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