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재건축 #재개발
부동산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재건축’이나 ‘재개발’ 같은 말을 들어보셨을 거예요. 둘 다 낡은 건물을 부수고 새 아파트를 짓는 사업을 말해요. 우리나라에선 이렇게 오래된 건물이나 낙후 지역에 깨끗한 아파트 단지를 지으면, 가치가 급등하는 사례가 많았어요. 그래서 오랫동안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죠.
그런데 최근엔 상황이 많이 바뀌었어요. 지난 몇 년간 아파트 공사비가 급등했기 때문이에요. 코로나19 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빠른 금리 인상 등이 겹친 여파였죠. 세계 경제가 불안해지면서 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올랐고, 사업을 진행할 때 드는 금융비용(이자)도 확 늘어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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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이 뭐였더라? 재건축과 재개발은 오래된 건축물이 있던 땅에 새 아파트를 짓는 대표적인 재정비 사업이에요. 낡은 주택이나 건물을 허물고 새 건물을 짓는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구체적인 특성에는 차이가 있어요.
일단 용어에서 알 수 있듯, 재건축은 ‘건축물을 다시 짓는 일’을 뜻해요. 오래된 건물을 허물고 다시 짓는다는 거죠. 30년이 넘은 아파트 단지를 부수고 새 아파트를 지어요. 오래된 건물이긴 하지만 이미 아파트 단지가 조성돼 있던 땅이기 때문에, 건축물만 새로 지어도 대체로 충분하죠.
재개발은 ‘개발’이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 개발 자체를 다시 진행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워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던 곳과는 다르게 도로나 상하수도 같은 기반 시설까지 개발을 해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보통 오래된 다가구 주택이나 빌라 등이 밀집한 낙후 지역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요.
‘대박 사업’이었던 재정비 사업 이렇게 오래된 건물을 부수고 새 아파트를 짓는 건, 기존 건물을 소유하고 있던 사람들이 공동으로 재산적 이익을 보기 위해서예요. 소유자들의 이해관계가 조금씩 다르고 거쳐야 할 법적 단계도 많은 탓에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리긴 해도, 결국 새 아파트가 지어지면 꽤 많은 돈을 벌게 됐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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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절차는 법적으로 조금씩 다르지만, 각종 허가 과정들을 빼고 단순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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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건물(토지) 소유자들의 동의를 얻어 새 아파트를 짓기 위한 ‘조합’을 결성한다. ② 조합은 조합원(소유자)들의 투표를 거쳐 새 아파트를 지을 시공사(건설사)와 계약한다. ③ 새 아파트를 조합원끼리 나눈 뒤, 고층으로 새로 지어 늘어난 집은 분양을 통해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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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10년 이상 걸리는 이 과정을 거쳐 새 아파트를 지으면, 보통 기존의 오래된 아파트보다 층수가 많아져 남는 집이 생겨요. 이 집들을 팔아서 소유자끼리 나눠 내야 하는 아파트 공사비에 보태는 게 일반적이고요.
당연히 10년씩이나 걸리는 과정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이유가 있었죠. 실제로 신축 아파트가 완성되면, 모든 공사비와 조합 운영비 등을 제외해도 몇억 원씩 벌어가는 경우가 많았어요.
‘돈 먹는 하마’ 된 재정비 사업 그런데 아파트를 지을 때 들어가는 공사비가 급등하자 분위기가 확 변했어요. 지난해(2023년) 전국 재건축 평균 공사비는 3.3㎡(1평)당 687만 5천 원으로 3년 전보다 43%나 올랐어요. 3년 사이에 철근 가격은 56.6%, 시멘트 가격은 46.8% 급등했어요. 서울은 평균 공사비가 이미 평당 800~900만 원 수준이고, 비싼 곳은 평당 1000만원을 넘어가기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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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공사비를 100으로 봤을 때의 수치
자료=한국건설기술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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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구하기 어려워진 시공사 공사비가 급등하자 시공사(건설사)들은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받지 않고는 아파트를 지을 이유가 없어졌어요. 예전에는 웬만한 재건축 사업 현장에선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공사를 하겠다며 입찰 경쟁을 펼치는 게 당연했는데, 최근에는 꽤 좋은 입지에서 재건축하는 아파트에도 선뜻 나서는 건설사가 없어졌대요. 실제로 서울 강남이나 잠실 등의 몇몇 재건축 사업의 경우 반복되는 입찰에도 참여한 건설사가 하나도 없었어요. 건설사들이 ‘진짜 돈 되는 곳’만 골라서 입찰하게 된 거예요.
② 너무 비싸진 추가 분담금 진행 중이던 재정비 사업도 멈춰서는 일이 속출하고 있어요. 10년쯤 걸리는 사업이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초기에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많은 공사비가 들게 됐기 때문이에요. 재건축·재개발 시 소유자들이 나눠 내는 공사비 등 금액을 ‘추가 분담금’이라고 하는데요. 이 추가 분담금 탓에 시끄러운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에요.
원래 ‘2~3억원 정도 더 내면 새 아파트가 생기겠다’고 생각했던 곳에서 갑자기 추가 분담금이 5억원으로 책정되는 식의 사례가 빈번해진 거죠. 심한 경우엔 원래 살던 집값보다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는 곳도 있어요. 모든 소유주가 이 돈을 낼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사업을 미루거나 포기해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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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공사하던 곳도 공사 중단 이미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된 곳도 문제예요. 건설사는 ‘공사비가 너무 비싸졌으니 돈을 더 달라’고 주장하고, 재개발·재건축 조합은 ‘예전 계약대로 공사하라’고 맞서며 공사가 중단되고 있어요. 이렇게 공사가 지연될수록 사업에 들어가는 금융비용(이자)이 늘어나니까 부담은 점점 더 가중될 수밖에 없어요.
④ 초고층·고급 설계 포기 좋은 입지에서 ‘초고층 아파트’를 노렸던 곳들도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어요. 초고층이나 고급 아파트로 지으면 공사비가 훨씬 더 많이 드니까요. 서울 한강을 끼고 있어 알짜 지역으로 꼽히는 성수동1가의 재개발 현장은 원래 70층이 넘는 초고층 랜드마크 아파트를 지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49층 이하 아파트를 짓기로 했어요. 기본 공사비가 워낙 비싸진 데다 70층 건물의 건축비는 49층보다 30% 이상 비싸기 때문이에요.
49층 재건축을 추진하던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 6·7단지는 35층 아파트로 선회했고, 초고층 건축이 예상됐던 반포동에서도 35층 재건축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대요. 또한 기존에는 되도록 고급 자재나 설계를 원했던 재건축·재개발 조합들도 스스로 눈높이를 낮춰서 공사비 부담을 줄이는 상황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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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규제는 풀어줬지만... ‘성공만 하면 로또’라는 인식이 강했던 재건축이지만, 급등한 공사비 영향으로 ‘이제 재건축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재건축에 유리한 아파트로 여겨지는 오래된 아파트를 사서 재건축 사업을 통해 새 아파트로 바꾸는 투자도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분위기고요.
사실 이번 정부는 전반적으로 재건축을 어렵게 하는 규제들을 많이 풀어주고, 1기 신도시 등에서 재건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특별법까지 만들어 줬어요. 새집을 짓고 건설 산업을 활성화할 좋은 방법으로 생각한 거죠. 하지만 비싸진 공사비를 고려하면, 정부의 규제 완화가 바로 효과를 내기란 어려워 보여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재건축·재개발 시장은 이대로 계속 외면 받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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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 지난 몇 년간 아파트 공사비가 급등했음. 우크라이나 전쟁과 빠른 금리 인상 등을 겪으며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금융 비용 등이 모두 상승했기 때문. · 재건축·재개발 등 낡은 건물을 부수고 새 아파트를 짓는 재정비 사업은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 오랫동안 큰돈을 버는 사업으로 여겨져 왔음.
· 하지만 새 아파트를 짓는 비용이 너무 비싸지자, 재정비 사업이 외면받기 시작했음. 사업이 진행 중인 곳에선 공사비를 두고 갈등이 벌어지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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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디그 에디터 JUNE입니다. 오늘은 비싸진 공사비 때문에 급격히 바뀐 국내 재건축·재개발 시장의 분위기를 다뤄봤어요. 2~3년 전에 비해 분명히 집값은 하락했는데, 공사비는 급등해서 새집을 짓는 비용은 더 늘어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요.
그렇다면, 늘어난 공사비용이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미칠만한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아마도 가장 중요한 건 ‘아파트 분양가 상승’이 아닐까 싶어요. 아파트 공사비가 오르면, 분양가도 비싸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결국 모두의 ‘내 집 마련’ 계획에도 큰 영향을 주는 거죠.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3년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2평(전용 84㎡)을 기준으로 5억 7000만원이었어요. 5년 전 대비 30%쯤 상승했어요. 서울 평균 분양가는 11억 2000만원, 지방의 경우 5억 400만원이었어요. 신혼부부가 특별공급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지방에서도 보통 5억원은 있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아파트를 지을 때 들어가는 비용을 비율로 따지면, 공사비가 미치는 영향은 비수도권 지역에서 훨씬 더 커요. 토지 가격과 공사비가 분양가를 구성하는데, 원래 지방은 땅값이 싸니까 분양가를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아파트 1세대 건축비만 3~4억원에 달해서, 아무리 땅값이 싸도 비싼 값을 치를 수밖에 없게 됐어요.
지방에서 웬만한 청년 부부가 저축을 통해 5억원 이상의 아파트를 구입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아무리 괜찮은 소득을 올리며 열심히 모았다고 해도,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서 대출)’로 불리는 최대한의 대출을 받지 않으면 불가능한 수준이죠. 앞으로 공급되는 아파트들은 분양가가 더 비싸질 가능성이 커요. 이제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이 멀어지고 있는 거예요.
정부는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주택 청약 제도를 꾸준히 손보고 있어요. 첫 집을 마련하는 신혼부부나 청년의 당첨 기회를 조금이라도 늘려주는 쪽으로 조금씩 제도를 바꿔왔죠.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막상 당첨이 돼도 비싸진 분양가를 청년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집값이 조금 내렸다는데, 이상하게 이럴 때도 청년들은 ‘내 집 걱정’을 멈출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비싸진 공사비가 청년들을 힘들게 하지 않길 바라는 건 너무 큰 욕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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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에서 동시에 압박받는 애플최근 미국과 유럽 정부가 잇달아 애플을 견제하고 있어요. 미국 정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어요. 미국 정부는 애플이 노트북,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자체 기기를 통해 '애플 생태계'를 구축하고, 타사 기기와의 호환을 제한하며 불법적인 독점을 유지해 왔다고 봤어요. 이런 독점으로 혁신이 저해됐고, 소비자들도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는 게 미국 정부의 주장이에요.
반면 애플은 자사 사업전략이 반독점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적극적인 방어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어요. 애플은 유럽에서도 정부의 견제를 받고 있어요. 유럽연합(EU)이 애플과 구글을 상대로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 관련 조사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거든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디지털시장법은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디지털 시장에서 불공정한 행위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법이에요.
주요국 기준금리 인하 시작됐어요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잇달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어요. 각국 중앙은행들은 지난 2022년부터 급격한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며 긴축적 통화정책을 펼쳤어요. 그런데 이제 물가가 어느 정도 잡혔다는 판단하에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한 거예요. 주요국 중에서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스위스가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5%로 0.25%포인트 인하했고, 멕시코 중앙은행도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11%로 조정했어요. 곧 스웨덴, 미국, 캐나다, 영국 등 국가들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대요.
저축은행, 9년 만에 5600억 적자지난해 저축은행 79곳이 총 5600억원의 손실을 냈어요. 저축은행 업계가 적자를 기록한 건 지난 2013년 9년 만에 처음이에요. 저축은행은 우리에게 익숙한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같은 1금융권 은행과 달리, 상대적으로 규제를 덜 받는 2금융권 기관이에요. 비교적 규모가 작고 일반 은행보다 덜 안전하지만, 1금융권 은행을 이용하기 힘든 서민과 중소기업도 대출을 받을 수 있죠.
저축은행이 9년 만에 적자 늪에 빠진 건 고금리 현상이 오래 이어지면서 고객 예금에 대해 지급해야 하는 이자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크대요. 실제로 저축은행들의 예금 이자 비용은 전년보다 약 83% 늘어난 반면, 대출 이자 수익 증가 폭은 11%에 그쳤다고 해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에 따른 여파도 있었어요.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 대출을 받은 기업들이 대출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 돈을 빌려준 저축은행들의 재정 상황이 급격히 나빠진 거예요.
전쟁 여파에 다시 원전 찾는 EU원자력 발전 비중을 줄이는 '탈원전'을 추진했던 유럽 국가들이 원자력 발전에 친화적인 입장으로 태도를 바꾸고 있어요. 지난 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 주요국과 한국 등 원자력발전소(원전) 운영국 38개국이 참여한 '원자력정상회의'가 열렸어요. 유럽에서 원자력에너지와 관련한 국가 정상급 회의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회의에 참석한 국가들은 각국 정부가 원자력 발전 비중 확대를 위해 금융 규제 완화 등 여러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유럽 국가들은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 안전성 문제로 탈원전 기조를 유지해 왔어요.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다시 원자력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기류가 돌고 있는 거예요. 다만 환경단체들은 "원전은 위험하고 풍력이나 태양에너지 같은 재생에너지가 훨씬 더 가치 있다"며 이번 회의를 규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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